이마트가 장바구니 대여를 종료하기로 하면서 그 배경을 두고 유통가에 갖가지 추측이 이어지고 있다.
이마트는 5월 26일을 마지막으로 대여용 장바구니 운영을 종료하고 5월 27일부터 장바구니를 유상 판매한다고 최근 밝혔다.
대여용 장바구니는 일회용품 감량을 위한 ‘비닐쇼핑백 없는 점포 캠페인’의 일환으로 2016년 10월 첫 도입됐다. 이마트는 당시 업계 최초로 대여용 장바구니를 도입해 확산시켰다. 소정의 보증금을 내면 장바구니를 대여할 수 있고, 다음 점포 방문 때 장바구니를 반납하면 보증금을 그대로 돌려받을 수 있는 시스템으로 이마트를 찾는 많은 소비자들이 이를 애용했다. 사용한 장바구니의 상태와 상관없이 보증금을 받을 수 있고 ‘현금’으로 되돌려 받을 수 있는 편의성도 장바구니 대여 빈도를 높이는 데 한몫 했다.
하지만 다음달 26일부터 이마트의 상징과 같은 노란 부직포 장바구니가 사라지는 셈이다.
장바구니가 새옷을 입으며 소재도 탈바꿈한다. 기존에는 부직포·타포린 등 신재료로 제작했지만 향후 도입되는 장바구니는 버려진 페트병을 재활용한 PET 소재를 활용해 만든다는 방침이다.
이마트가 장바구니 대여제도를 종료하는 배경을 놓고 유통업계에서는 다양한 ‘설’이 나돌고 있다.
가장 먼저 나온 것은 이른바 ‘장바구니 깡’을 막기 위한 것이 아니냐는 지적이다. 종전의 장바구니 대여 방식은 카드로 결제했더라도 반납할 때는 현금으로 받을 수 있기 때문에 일부 ‘알뜰족’사이에서 쏠쏠한 재테크 수단으로 통했다. 장바구니를 카드로 결제해서 카드 실적을 채우고 혜택을 받은 뒤 보증금을 현금으로 돌려받으면 추가 혜택을 누릴 수 있다는 것이다. 한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계산대 근처에 찾아보면 장바구니 100개들이 박스가 있다. 그걸 셀프계산대에 들고 가서 100개 수량 입력하고 산 뒤 그대로 고객센터에 가서 보증금 환급받으면 된다”는 글이 올라오기도 했다.
또 일각에서는 최근 실적이 나빠진 이마트가 비용 절감을 위해 장바구니 대여제도를 없앤 것 아니냐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원가에도 못 미치는 500원(작은 장바구니 기준)에 장바구니를 대여 해주는데 반납도 원활하지 않아 회사 측 부담이 컸을 것이라는 분석이다. 이마트는 지난해 연결기준 469억원의 영업손실을 내며 창사 후 척 적자를 기록한 바 있다.
이에 대해 이마트 측은 장바구니 운영 정책을 바꾼 까닭은 보다 환경에 도움이 되는 방향으로 개선하기 위함이라고 밝혔다.
이마트 관계자는 “실질적으로 환경에 더욱 도움이 되는 방향으로 판매방식 개선을 진행했다”며 “소재면에서도 친환경에 신경썼다”고 설명했다.
취지와 다르게 사용되는 점도 영향을 미쳤다. 비닐봉투 사용을 줄이고자 하는 목적으로 장바구니 대여 사업을 시작했으나 고객 일부가 기존 구매한 장바구니를 반납 또는 재활용하지 않고 반복적으로 새로 구매하는 등 취지가 무색해진 데 따름이다.
해당 관계자는 “취지에 맞게 대여용 장바구니를 반복 사용하는 고객분들도 많지만, 집에 대여해 간 장바구니가 있음에도 다시 대여하는 고객님도 일부 계시다”며 “장바구니 생산 자체를 줄이고, 정말 필요한 사람만 장바구니를 사 가서 여러 번 잘 사용하게 한다는 취지도 이번 장바구니 운영 정책 변경에 담겼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