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년 1566개 컨테이너 유실, 지난 3년간 평균 2301개 잃어버려 “MPEC 81, 주목할만한 사항 없어...1년내 중기 조치 만들어질 예정”
바다 위를 떠다니는 컨테이너 / 셔터스톡(Shutterstock) 제공
해상운송 중 선박에서 유실돼 해상 위를 떠다니는 화물 컨테이너는 안전은 물론 해양환경에도 심각한 영향을 미친다. 이를 방지하기 위해 국제해사기구(IMO)는 지난 18일부터 22일까지 개최된 '제81차 해양환경보호위원회(MEPC, Marine Environment Protection Committee) 회의(MEPC 81)'에서 해상 위 유실 컨테이너와 플라스틱 펠릿에 대한 규정을 명시화했다.
지난해 세계해운협의회(WSC)가 발표한 연례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 2022년 해상에서 유실된 컨테이너의 수는 661개로 집계됐다.
지난 2008년부터 2022년까지 바다에서 유실된 컨테이너 수 / 세계해운협의회(WSC) 홈페이지 내 발췌
이는 2009년 조사 이후 가장 낮은 손실량이지만, 지난 15년간 매년 평균 1566개의 컨테이너가 해상에서 유실됐음이 드러났다. 특히 지난 3년간 평균 손실은 연간 2301개에 달했다.
해상에 버려진 컨테이너는 선박의 복원성과 밀접하게 관련되는 동시에 사고 후 회수가 어려워 해양폐기물로서 해양환경도 오염시킨다.
존 버틀러 WSC 회장은 “바다에서 분실되는 모든 컨테이너가 너무 많다”며 “바다를 안전한 작업장으로 만들고 분실된 컨테이너의 수를 줄여 환경과 화물을 보호하기 위한 노력을 계속할 것”이라고 언급했다.
이에 IMO는 MEPC 81에서 선박으로부터의 오염방지를 위한 국제협약(MARPOL) 프로토콜 1의 제5조 개정안을 채택했다. 개정안은 해사안전위원회(MSC)과의 규정 중복을 피하기 위해 화물 컨테이너 손실 시 화물 및 컨테이너 운송 전문위원회(CCC)의 요건에 따라 수행돼야 함을 명시했다.
CCC 규정에 따라 컨테이너를 손실했거나 표류 중인 컨테이너를 발견하는 등 관련된 모든 선박의 선장은 인근의 선박, 가장 가까운 연안국과 기국에 의무적으로 분실 컨테이너를 신고해야 한다. 개정된 규정은 2026년 1월 1일부터 발효된다.
일반적으로 화물을 톤 단위로 운송하는 해상운송의 경우 컨테이너 유실은 플라스틱의 해양유출도 야기한다.
올해 1월 스페인 갈리시아 해안에는 덴마크 선사 머스크(Maersk)의 선박에서 유실된 컨테이너에 들어있던 수백만개의 플라스틱 ‘펠릿(Pellet)’이 떠내려와 해변으로 유입된 사례가 발생했다.
펠릿은 플라스틱 제품 생산에 사용되는 작은 플라스틱 알갱이로, 색깔이 투명해 바닷속에서 인식하기 어려울 뿐만 아니라 미세플라스틱으로 부서져 거북이나 고래 등 해양 포유류들의 섭식 피해를 유발한다.
스페인 환경단체는 유실된 6개 컨테이너 중 한 컨테이너에 1050개의 플라스틱 펠릿 자루가 있었고, 각 자루에는 55파운드의 펠릿이 들어있었다고 추정했다. 파운드당 2만2500개의 펠릿이 있다고 가정하면, 컨테이너에 13억개의 펠릿이 들어있었던 셈이다.
이에 IMO는 이번 회의에서 플라스틱 펠릿 운송에 대한 권장사항도 논의했다.
지난 28일 제81차 MEPC 회의결과를 설명하기 위해 개최된 ‘2024 국제해운 해양환경정책설명회'에서 김회준 한국선급(KR) 수석검사원은 “플라스틱 펠릿이 들어 있는 화물 컨테이너는 해양 환경에 대한 위험을 최소화할 수 있도록 적절하게 보관하고 고정해야 한다”며 “일반적으로 운송 중에 발생하는 충격과 하중에 견딜 수 있을 만큼 튼튼한 고품질 포장재로 포장돼야 한다. 또한 가능한 경우 갑판 아래에 보관하거나 노출된 갑판의 보호구역 내부에 보관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이번 MPEC 81는 IMO가 지난해 7월 채택한 '2050년 온실가스 순배출 제로' 목표를 달성하기 위한 과정 중 2025년까지 확정 또는 합의돼야 하는 중기목표에 대한 방향을 구체적으로 논의하는 자리였다고 평가된다.
박정은 한국해양교통안전공단(KOMSA) 책임검사원은 “이번 회의에서는 주목할 만한 합의사항은 없었지만 1년 이내에 중기 조치가 만들어질 예정인만큼 사전에 미리 인지한다면 적절한 시점에서 대비할 수 있을 것”이라고 제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