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리자 등록일 : 2023-10-26
석유화학업계와 뷰티업계가 ‘친환경 화장품 용기’ 공동개발에 나서고 있다.
EU 등 주요국의 친환경 규제로 글로벌 탈 플라스틱 기조가 심화되는 가운데 이를 대체할 소재를 확보해야 하기 때문이다. 앞서 유럽연합(EU)은 오는 2025년까지 플라스틱 포장재의 재활용 비중을 55%까지 높이겠다고 선언했다. 글로벌 코스메틱 시장의 핵심 국가인 프랑스 역시 2025년 1월 1일부터 재활용할 수 없는 스타이렌계 플라스틱 사용을 금지할 예정이다.
이 같은 상황에 석화업계는 국내외 코스메틱 기업들을 고객사로 확보하고 나섰다. SK케미칼은 에스티로더와 순환재활용 솔루션 공급에 관한 협력의향서(LOI)를 체결했다. LG화학은 최근 아모레퍼시픽과 친환경 화장품 용기·포장재 등 패키지 개발 및 공급을 위한 업무협약을 체결했다. 롯데케미칼은 지난 2분기 연우·한국콜마홀딩스, 펌텍코리아와 친환경 화장품 패키지 개발을 위한 업무협약을 각각 체결했다.
SK케미칼, 에스티로더에 순환재활용 소재 공급
SK케미칼은 에스티로더와 순환재활용 솔루션 공급에 관한 협력의향서(LOI)를 체결했다고 밝혔다.
에스티로더는 색조 화장품, 스킨케어, 향수, 헤어 제품을 제조하는 글로벌 화장품 회사로 바비브라운, 아베다, 크리니크, 라메르 등 30여개의 브랜드를 보유하고 있다. 오는 2025년까지 화장품 용기 75%~100%를 리필, 재활용, 재사용 가능한 소재로 전환하겠다는 목표를 밝힌 상태다.
이번 협약에 따라 SK케미칼은 순환 재활용 소재가 적용된 ‘에코트리아 CR’, ‘스카이펫 CR’과 사용 후 재활용이 가능한 ‘에코젠 클라로’를 공급하고, 에스티로더는 SK케미칼의 소재를 활용한 화장품 용기를 개발할 예정이다.
순환재활용은 폐플라스틱을 화학적으로 분해해 플라스틱 원재료인 단위체로 바꾸는 기술로 플라스틱 폐기물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보틀-투-보틀(bottle-to-bottle)’ 사회 실현에 중요한 기술로 꼽힌다.
SK케미칼과 에스티로더는 지속가능한 화장품 용기 생태계 구축을 위해 제품 내 재활용원료의 함량을 점차적으로 높이고 재활용이 가능한 소재를 사용해 ABS, SAN 등 다른 플라스틱 소재와 유리 등을 대체해 나갈 예정이다.
SK케미칼은 에스티로더 외에도 화장품 용기시장에 재활용 소재 공급을 꾸준히 추진해 왔다. 지난 3월 한국콜마 자회사 연우와 재활용 소재를 활용한 용기 개발·상업화를 추진하는 업무협약(MOU)을 체결한 바 있고 6월에는 화장품 연구·개발·생산(ODM) 기업 코스맥스와 지속가능 플라스틱 소재를 적용한 ‘화장품 용기 제안 협력 모델 구축’을 위한 업무협약을 체결한 바 있다.
특히 지난 3월 SK케미칼은 자회사 SK산토우를 설립하고 중국 그린소재 전문업체 슈에(Shuye)사의 순환재활용 원료·페트 사업 관련 자산 양수도 계약을 체결, 재활용 플라스틱 사업을 위한 글로벌 거점을 마련하고 생산 체계를 구축했다.
LG화학, 아모레시픽과 친환경 패키지 개발 업무협약
LG화학은 최근 아모레퍼시픽과 친환경 화장품 용기·포장재 등 패키지 개발 및 공급을 위한 업무 협약을 체결했다.
LG화학이 재활용, 열분해유, 바이오 기반의 플라스틱 원료를 공급하면, 아모레퍼시픽이 자사 화장품 및 생활용품 포장재로 사용하는 방식이다.
시작은 아모레퍼시픽의 헤어 브랜드인 "미장센" 라인이다. 이 제품 용기에 PCR PE(재활용 폴리에틸렌), 뚜껑에는 PCR PP(재활용 폴리프로필렌)을 각각 적용한다.
양사는 고객 피드백을 공유해 친환경 소재 개발 프로그램을 운영하는 한편 ▲공급 ▲수거 ▲재활용으로 이어지는 순환 모델도 구축한다.
LG화학은 생분해성 원료 사업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LG화학은 최근 LG화학 GS칼텍스와 생분해성 플라스틱 등 친환경 소재의 핵심 원료인 3HP(3-Hydroxypropionic acid: 3-하이드록시프로피온산) 공동사업 협력을 위한 양해각서를 체결했다.
이번 협약은 2021년 양사가 3HP 양산기술 개발을 위한 공동개발협약(JDA)을 체결하고 지난해 7월, GS칼텍스 여수공장에 3HP 실증플랜트를 착공한 데 따른 것이다. 공장은 최근 완공돼 2024년 1분기 본격적인 시제품 생산을 목표로 하고 있다.
3HP는 식물성 유래 원료의 미생물 발효 공정을 통해 생산되는 친환경 물질이다. 3HP로 만든 플라스틱은 뛰어난 생분해성과 높은 유연성을 지닌 고분자로 다양한 일회용품 소재를 대체할 수 있다.
그간 글로벌 석화업계가 3HP 기술을 개발하고자 시도했으나 아직까지 상용·상업화된 사례는 없다. 이에 따라 양사가 생산할 시제품이 세계 최초의 3HP 상용화 사례가 될 것으로 기대된다.
롯데케미칼, 지속가능 친환경 화장품 패키징 개발 추진
롯데케미칼은 지난 2분기 연우·한국콜마홀딩스, 펌텍코리아와 친환경 화장품 패키지 개발을 위한 업무협약을 각각 체결했다.
롯데케미칼은 지난 7월 플라스틱 용기 제조 판매업체인 펌텍코리아와 지속 가능한 친환경 화장품 패키징 개발을 위한 업무협약을 체결했다. 화장품 시장의 플라스틱 순환 플랫폼 구축을 위한 협력을 통해 친환경 소재가 적용된 화장품 패키징 제품 개발 및 상업화에 공동의 노력을 기울인다는 방침이다.
양사는 고객사의 친환경 패키징 요구에 대응하기 위해 기존 PET성분과 유사한 첨가제인 PIA를 사용해 재활용성이 우수한 롯데케미칼 ‘PET CLEAR’ 소재를 사용한 패키징 제품을 올 하반기 출시하기로 했다.
이어 롯데케미칼은 8월 한국콜마홀딩스, 연우와도 재생 소재 용기 개발 및 적용을 위한 업무협약(MOU)을 맺었다.
3사는 롯데케미칼의 재생소재인 PCR-PP(폴리프로펠렌), PCR-PE(폴리에틸렌)를 활용한 친환경 화장품 패키지 개발에 협력하기로 했다. △친환경 패키지 제품 개발 협력 △재가공한 PE, PP 재생수지(PCR)의 안정적 공급 △친환경 화장품용 패키지 적용 및 용도 확대 등을 함께 이행한다.
롯데케미칼은 친환경 제품 포트폴리오를 확장해 재활용 원료 수요를 창출하고 시장 요구에 맞는 패키지 개발 및 ESG 경영에 나설 계획이다.